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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한국과 그걸 지켜보는 나..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우선 한국에 계신 분들 모두 건강하고 무사하시길 바랍니다. 하루빨리 한국의 불안한 상황들이 해결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2025년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연말을 맞이해서 한 달 정도 잠수를 타며(?) 모든 소셜미디어를 끊고 인생에 대해 회고를 좀 해보았는데요, 내년에 30살이 되는 만큼 하나의 인생 분기점에 다다른 것 같아서 길게 여행도 하고 명상도 하며 매일 저널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 한국에 2주간 다녀왔었는데요. 소셜살롱은 3일 밤 동안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구독자 분들을 가까이에서 뵈어 너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내년에 한국에 들어가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발리에서 많은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오니 곧 뵙게 되기를 바랄게요.
한국, 도대체 어떻게 되는거야?
(이 레터는 전부 지극히 주관적인 한 개인의 시각입니다.)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탄핵이 무산된 엊그제를 기점으로 해서.. 한국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정치적 혼란과 더불어 장기적으로 극심한 원화 하락과 인플레이션, 그리고 실업난을 겪게 될 거에요.
첫째, 우리나라는 수출입으로 먹고 사는 나라인데 미국의 보호 관세로 수출길 막혔죠. 조선업과 반도체로 먹고살던 나라인데 조선업과 제조업들, 앞으로 십 년 안에 공장 닫을 준비 중이고, 반도체, 대만과 미국에 먹혔고, 다음 시대 먹고살 거리인 AI와 트럼프 정권 들어서 뜨는 크립토 둘 다, 주도권 축에 전혀 편승하지 못했죠. 먹고 살 거리가 없습니다 한 마디로.
둘째, 모던한 글로벌 이미지로 먹고 사는 나라인데 이번 사태로 글래머러스한 패션과 문화의 나라 & 민주주의 국가 이미지에서 벗어나서 중동이나 제3국과 다름없는 정치적 후진국 이미지가 씌워졌거든요. 심지어 여기서 원래 외국인들이 두려워하던 북한의 전쟁 도발이 있다면.. 아주 약간이라도 있다면 우리나라 원화는 2008년 경제위기 시절을 넘어 더한 국면을 맞게 되는거에요.
얼마나 심각한지 체감이 아직 안되실지도 모르지만, 한화가 2008년 경제 위기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만약, 당신이 미국 S&P500에 투자하는 대신 지난 5년간 은행 저금 통장에 현금을 묵혀두셨다면, 당신의 자산은 30% 이상 깎인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데 있죠. 대책도, 대책을 만들 사람도 전무하고요.
한국은 이번에 여러모로 최대 위기를 맞이한 것 같습니다. 세계 최저 출산율, 최고 자살율,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원화 가치 최하, 거기에 정치 불안까지..
얼마전 다시 갔던 서울은 참, 다른 그 어떤 도시보다 미래적이라고 느껴졌는데요. 질서와 법을 지키는 대부분의 시민들과 쓰레기 하나 찾아보기 힘든 깔끔한 거리, 그새 도로를 채운 전기차들과 어디서든 5G 로 터지는 통신망 등 손끝에서 모든 게 즉시 해결되는 그 편리함에 계속 놀랄 뿐이었어요. 어찌나 모든 게 빠르고 편리한지 여권, 비자, 은행, 세금, 병원, 한 3주는 걸릴 것이라 예상했던 모든 행정 업무가 단 5일만에 끝나버렸고요. (우리나라 공무 집행력과 디지털화 속도는 정말 전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반해서, 정치와 함께 국제적 이미지는 이번에 1980년대로 한 순간에 회귀한 것 같아 안타깝네요.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들어보면 인도네시아와도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래도 한국인의 저력이 있기에, 다 제자리를 되찾으리라 굳게 믿지만. 우리나라의 인프라나 시민의식에 비해서 정치가 많이 뒤쳐졌다는 생각은 많이 듭니다.
물론 지금 전세계가 그렇습니다만.
거짓말쟁이 양아치 도날드 트럼프를 또 뽑은 미국과 총리를 91일만에 해임하며 뒤집어진 프랑스 내각, 시리아 반군의 세력 전복, 러시아-북한의 군사 동맹 선언과 끝이 안 보이는 러시아의 날이 더해가는 도발, 대만 침공에 대비하며, 정치 반대파를 숙청한 중국과 전세계 보호 관세 정책으로 인한 전체적으로 폭등하는 인플레이션과 팍팍해지는 우리의 일상.
언제 세계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한 아주 빠르게 상황이 다가오고 있어요. 많은 경제 강대국들이 협력에서 자국민 보호로 등을 돌리고, 정권이 급진적으로 뒤집히거나 바뀌는 과도기에 있구요. 폭등하는 물가와 사라지는 일자리로 국민들은 점점 더 배를 곪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상이 힘들어지니 자연스레 사람들은 점점 더 불안하고, 화가 나고 있어요. 전세계적인 현상이에요. 달러를 찍어내고 전쟁에서 지리적으로 멀찍이 떨어진 미국만이 홀로 경제 독주를 하는 상황입니다. 유럽도, 중국도, 한국도 힘들어요 지금.
세계 3차 대전 시뮬레이션
여러분은 뜬금없는 소리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저는 사실 3년 전에 발리로 이사할 때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날 것도 염두에 두고 이사를 했습니다. 제가 수 년간 일해온 업계가 크립토 업계이다 보니 이쪽에서는 정부가 무너지거나, 은행이 파산하거나, 전쟁이 일어나는 시나리오를 많이 이야기하거든요.
그러한 업계 영향 덕에 친구들과 전쟁 시나리오를 자주 토론했었어요. 혹시나 혹시나, 전쟁이 난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그런 거야 CIA나 정부 사람들이 알아서 하는 거라지만, 전쟁 나서 피해 보는 건 결국 저같은 일반 소시민들이거든요.
Q. 전쟁이 나면 그렇담 어디로 가야할까? 어디가 안전할까?
= 세계가 수 년간 불바다가 된다고 하면, 어느 곳이 끝까지 살아남을까?
A. 간단하죠. 사람 없는 오지. 그곳에 폭탄을 떨어트리는 건 자원 낭비니까요.
그런데 그곳에 사람이 살려면, 사람은 없어도 천연 자원이 풍부해서 자급자족이 가능해야겠죠.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의 수 천 개 되는 섬들. 사람이 그 어떤 노력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바나나와 망고와 온갖 작물이 자라나는 풍요로운 섬들. 배산임수. 산도 바다도 가까울 것. 화산이 터져도 바다로 도망가고, 바다에서 해일이 일어도 산으로 도망가고, 또한 모든 지형의 자원에 접근 가능할 것.
저에게는 그게 발리였어요. 만약 전쟁이 난다면, 저는 Kintamani 라는 산간 지역의 바다를 바라보는 땅으로 이사를 갈 생각이에요. 가서 닭과 오리와 양과 소를 산에 잔뜩 풀어두고, 기름이 필요 없는 말을 타고 거닐며, 때로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고, 천일염도 만들어 굽고, 뒤뜰에서 나는 바나나와 망고를 먹으면서 살면 되니까요. 세상에, 여기서는 커피나 카카오도 산에 자란답니다. 집 지붕에는 태양광 발전기를 달고요. 자체 바테리를 통해 그 전기를 저장하겠죠. 우물을 파서 물을 얻고, 숯 등을 이용한 천연 필터로 물을 걸러 먹어요. 그리고 모든 자원은 금과 암호화폐로 저장하겠죠. 그 어느 나라에서도 제지하지 못하고, 은행이 폭격을 당해 문을 닫거나, 해킹을 당해 자금을 빼앗겨도 안전하니까요.
여긴 전쟁난 통에 수 년 전부터 피난와서 사는 러시아 사람들이 많은데요, 러시아는 미국의 적이기 때문에 국제적 제재의 대상이 되어 신용카드를 쓸 수가 없어요. 해외에 송금하는 것도 막혀있고요. 때문에 러시아 사람들은 암호화폐를 주된 송금 수단으로 해서 대부분 살아가요.
숲 속에서 정부의 보호가 없는 무정부상태로도 몇 년이고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형태를 최대한 갖추는 것, 그게 저희 친구들이 자주 논의하던 시나리오 중 하나였어요.
그런데 저런 계획이 얼마나 현실 가능성이 있냐고요?
사실 지금 바로도 할 수 있어요.
제가 발리에 개발 중인 지역들은 도심 지역하고는 멀리 떨어진 지역이기 때문에, 애초에 물이나 전기가 없거나 희소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지속가능성을 위해 태양광 발전이나 우물, 천연 필터 등을 어떻게 집에 설치할지, 그리고 그 지역에 대대로 수 백년간 내려온 전통집의 형태를 어떻게 새롭게 도입함으로서 자원 효율을 최대화할지 등을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모든 집들은 안전과 보안, 그리고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식재료, 최소한의 carbon footprint를 위해 집 주변 농장에서 직접 재료를 소싱하던지, 혹은 앞에 작은 농장을 직접 만들 생각이에요. 이런 방식을 녹여낸다면 환경 파괴도 최소화하고 현지 농부들의 수입과 직업도 보장해줄 수 있고요.
국가로부터 저는 혜택 받은 게 많습니다. 높은 교육 수준과 최고의 인프라, 안전, 건강 보험 등의 혜택을 받고 아픈 적 한 번 없이 편하게 잘 살아 왔으며, 세계 최고의 여권 파워로 여행을 참 편하게 다녔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대한민국이 정말 잘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지난 수십년 어렵게 이뤄온 민주주의 이념과 국가의 위상이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크게 흔들리고 있는 듯해 마음이 아픕니다.
그러나 나라는 나라요, 내 돈은 내 돈입니다. 환율 가치 급락으로 인해 한화로 된 재산은 지금 실시간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혹시 무슨 일이 나서 개인의 안전이 당장 위협받아도 혼란스럽고 돈 없고 생각 없는 나라에서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건 크게 없을 거에요. 한 개인으로서, 나의 인생과 재산에 최선을 다하는 길은 내가 직접 알아서 내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헷징하고 살길을 마련하는 것이죠.
한 개인으로서 다가오는 미래에 대비하여 한화가 더 떨어지기 전에 해외로 자산 분배해두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거주 비자도 받아두세요. 혹시 전쟁이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안전가옥까지, 이번 기회에 마련하세요. 세상이 시끄럽다면 시끄럽게 두고, 한동안 천혜의 깊은 자연 속에서 힐링하다 가세요. 일단 내가 살아야, 나라도 살리던지 하는 거니까요.
저는 그러나 이런 세상의 흐름과는 관계없이, 자연과 하나되어 그 어디에도 의지하지 않고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오가닉하고 건강한 삶. 지속가능한 사람이 행복한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하루에 10시간씩 의미없는 출퇴근과 왜 하는지 알 수 없는 업무, 결코 나아지지 않을 살림살이를 간신히 유지하기 위해 40년 간 같은 하루를 반복하며 늙어가는 회색빛 삶 대신에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말이에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난 한 두달간 잠수타고 명상하며 결론내린, 앞으로 제가 10년간은 집중하고 싶은 토픽입니다.
KINS - Your Soul Kins 플랫폼 론칭 예고
깨비 호텔은 그러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낸 첫 번째 공간 프로젝트입니다. 호텔을 기획할 때 처음부터 말씀드렸듯이, 전세계에서 철학이 맞닿아 있는 더 많은 지점들을 앞으로 만나게 되실 예정입니다. 나중에는 직접 다른 지점들을 지을 생각도 있지만, 지금은 가치관을 공유하는 공간들과 파트너십 논의 중에 있습니다.
지역은 다르지만, 꿈은 같습니다. 현대 문명에 의해 병들고 있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것. 그러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 그 근본적인 대안책을 제시하는 것. 애초에 사람을 병들지 않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
과학, 종교, 음식, 음악, 철학, 운동 등 그 무엇에도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그게 무엇이든 ‘사람을 치유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방점을 두고 연구를 해나가려고 합니다.
사람을 치유하는 음식이란 무엇인가
사람을 치유하는 움직임이란 무엇인가
사람을 치유하는 생각이란 무엇인가
사람을 치유하는 공간이란 무엇인가
그 해답의 핵심은 “자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본질로 돌아갈 것. 기계와 인공적인 것들은 최대한 빼고, 그러나 문명의 편리함은 유지하면서, 자연과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들 것. 그 안에서 해답을 찾을 것.
앞으로 우리의 세상은 더 이해하기 힘들어지고, 더더욱 믿기 힘든 일이 더 많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 그 동안 배워온 세상의 지식들은 의미를 잃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여러 신념들, 자본주의, 도시의 삶, 대학교육, 직장생활 등 모든 개념들의 근간이 흔들릴 것입니다. 이미 그러고 있거든요. 휴대폰 들고 춤추고 떠드는 10대 틱토커가 수십년을 이뤄온 언론사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주간 80시간씩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보다도 더 많은 돈을 자연스럽게 벌어들이는 지금의 세상이란 건. 모든 것이 더 극단으로 끝을 모르고 치닫기 시작하는 지금. 점점 더 많은 보통의 사람들이, 집을 사기도, 그렇다고 다달이 생계를 유지하기도 벅차지고 있는 아주 이상한 지금. 더 많은 사람들이 우울해지며 약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는 지금.
아주 간단한 삶의 본질로 되돌아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언제 진정으로 행복할까? 항상 행복할 수는 없을까?
인간과 자연이란 단순함으로 채워지는 삶.
사람이 행복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람의 몸과 정신을 치유하는 자연 속 오가닉한 삶. 사람을 병들게 하는 게 아닌, 치유하는 첨단 과학과 기술. 철들지 않고 계속해서 아이처럼 뛰어놀고 자유롭게 사는 삶. 우울증과 번아웃을 정신과 약 없이 자연적으로 치유하는 라이프스타일 보약. 그러한 생활습관을 서포트하는 커뮤니티와 공간을 앞으로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그럼 모두 무사하시구요, 새해 되기 전에 깨비 호텔도, 위 플랫폼 소식도 전할 테니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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